비건의 정석, 베제투스
금요일 밤이면 여지없이 모여드는 사람들로 언제나 활기가 가득한 동네 해방촌. 좁고 기다랗게 이어진 길을 따라 빼곡히 늘어선 펍과 레스토랑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고단했던 하루를 달랜다. 길을 오르다 도로변이 꺽이는 커브를 돌면 해방촌에 몇 안 되는 채식 레스토랑 중 하나인 베제투스가 보인다. 매력적인 맛과 향으로 감히 채식 요리가 맞는지 조차 의심케 한다.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해 서른이 되기 전 꼭 개인 식당을 차리는 게 꿈이었어요. 스물 다섯 살에 건강상의 문제로 고기를 먹지 못하면서 채소 위주의 식단만 먹었죠. 그때부터 언젠가 식당을 열게 되면 꼭 건강식을 해야겠다 다짐했어요. 자료 수집을 위해 여행을 많이 다녔죠. 채식 문화가 생소하던 한국과 달리, 해외는 이미 보편화가 잘 되어 있었어요. 길을 걷다 뒤돌면 어디서나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요. 이거다 싶었죠.”

가게를 찾는 손님 대부분은 미리 검색을 통해 채식 레스토랑이란 걸 알고 방문해요. 가끔은 지나가다 모르고 문을 여는 사람도 있지만 드물죠. 메뉴가 모두 채식 위주라고 말하면 되돌아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분명 맛은 있는데, 어딘가 익숙한 ‘고기’ 패티의 맛은 아니라 의문이 들었던 거겠죠.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맛이라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했어요,”
-정다정 ‘베제투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