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e magazine Korea May 2020

비건 요리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 어릴 때부터 내 꿈은 서른살이 되기전 나의 가게를 갖는 것이었다. 스물여섯 살이 되었을 무렵 건강이 안 좋아졌고, 자연스레 건강식에 관심이 많아졌다. 퇴사 후 휴식차 떠난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우연히 비건 레스토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비건 레스토랑을 열기로 결심했다. 운명인 것 같았다. 여행에 서 돌아오자마자 메뉴 연구를 시작했다. 나물 반찬과 사찰음식을 시작으로 채소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방법을 터득해가며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비건은 모든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해 재료의 선택이 제 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가공품이나 타 레스토랑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면? ——— 베제투스는 버거번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모두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 주 재료뿐만 아니라 마요네즈 같은 소스 하나까지 전부 만든다. 내 손으로 반죽해서 만든다면 무엇이 얼마큼 들어가는지 분명히 알 수있어 소화에도 부담이 없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을 거치니 메뉴에 대한 애착 또한 남다르다.

많은 채식 레스토랑들이 고기 맛을 재현하는 데 힘을 쓴다. 셰프로서 메뉴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신경을 쓴다.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아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치즈 대신 캐슈너트와 코코넛 오일 을 사용해 영양소를 보충하고 패티는 콩고기 대신 현미, 귀리, 렌틸콩 등 곡물을 반죽해 사용한다. 배부르고 건 강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메뉴도 친숙하고 사람 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구성해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 도 채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한국은 채식의 중요성이 이제 막 강조되기 시작한 나라다.

처음 레스토랑 열었을 때와 지금,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눈에 띌 정도로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외국인 손님 위주였던 베제투스에도 요즘은 한국인 손님이 부쩍 늘었다. 비건 레스토랑은 일반식을 즐기는 분들 에겐 진입장벽이 높은 곳이다. 지나가다가 즉흥적으로 들르기 어려운 곳이지 않나. 그런데 요즘은 그냥 지나가다가도 “시도해볼까?”, “여기는 뭐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오는 분들이 많다. 처음엔 그저 ‘건강하지만 맛없는 음식’,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꼬리표로 시작했다면 지 금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비건으로 살아가는 삶은 힘들 다고 생각한다. ——— 한식은 젓갈과 육수 때문에 비건이 살아가기에 힘든 식문화를 갖고 있다. 결국 비건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수는 없겠지만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자 존중받는 취향이 될것이다. 환경문제와 동물권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가장 먼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시도해보기를 추천한다.

논 비건도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비건 레시피를 추천한다면? ——— 수프를 권하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 하는 방법이자 가장 쉬운 레시피이기도 하다. 여름에는 토마토,오이등원하는채소와 올리브오일을 넣고 갈아서 먹는 가스파초같은 찬 수프를, 겨울에는 렌틸콩에 토마토와 샐러리를 넣고 뭉근하게 끓이는 따뜻한 수프를 추천한다. 간단한 조리법으로 채소가 주는 풍미와 포만감을느낄 수 있어 끼니 대신 먹기 좋다.

베제투스와 정다정 대표의 채식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 ‘비건’ 레스토랑이 아니라 ‘그냥’ 레스토랑이 되는 것이다. “오늘 뭐 먹을까?”라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선택 사항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다고 고기의 맛이나 질감을 따라하지는 않을 것이다. 채소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맛있으니까. 채식이 어렵 지 않도록 도우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

INFO
베제투스
맥앤치즈 · 카프레제 샐러드 1만2000원씩, 베제투스 버거 1만3000원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59
@veget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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